장마철은 식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가장 까다로운 시기입니다. 많은 분이 "비 오는데 물을 더 줘야 하나" 고민하지만, 실제로 장마철 식물이 죽는 가장 큰 원인은 부족한 물이 아니라 과도한 습기입니다. 공기 중 습도가 높아 흙이 잘 마르지 않는데 평소처럼 물을 주면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해 썩기 시작합니다. 장마철 관리의 핵심은 덜 주고 잘 말리는 것입니다.
물주기, 평소의 절반 이하로
장마철에는 물 주는 횟수를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습도가 높으면 흙 속 수분이 천천히 증발하기 때문에, 겉흙이 말랐더라도 화분 속은 여전히 축축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을 주기 전 손가락을 흙에 2~3cm 넣어보고, 속까지 말랐을 때만 주는 습관을 들이세요.
특히 다육식물이나 선인장처럼 건조에 강한 식물은 장마철에 거의 물을 주지 않아도 됩니다. 반대로 잎이 크고 물을 좋아하는 식물도 평소보다 간격을 늘려야 합니다. 비가 오니 목마르겠지라는 생각은 실내 화분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통풍이 곰팡이를 막는다

장마철 관리에서 물주기만큼 중요한 것이 통풍입니다. 공기가 정체되면 흙과 잎에 곰팡이가 피기 쉽고, 곰팡이는 식물을 빠르게 약하게 만듭니다.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하고, 식물끼리 너무 붙여두지 말고 간격을 띄워 공기가 흐르게 하세요.
비가 계속돼 창문을 열기 어렵다면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약하게 틀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바람이 직접 잎에 강하게 닿지 않도록 벽이나 천장 쪽으로 돌려두면 잎이 마르지 않으면서 공기만 움직입니다.
흙 표면에 곰팡이가 보이면

흙 표면에 하얀 곰팡이가 폈다면 과습과 통풍 부족의 신호입니다. 우선 곰팡이가 핀 겉흙을 1~2cm 정도 걷어내고 새 흙으로 갈아주세요. 그다음 물주기를 멈추고 통풍이 잘 되는 자리로 옮겨 흙을 충분히 말리는 것이 먼저입니다.
곰팡이가 반복된다면 흙이 너무 오래됐거나 배수가 나쁜 경우가 많습니다. 마사토나 펄라이트를 섞어 배수를 개선하고, 화분 받침에 고인 물은 반드시 바로 버리세요. 받침에 물이 고여 있으면 뿌리가 계속 물에 잠겨 썩는 지름길이 됩니다.
줄기가 물러지면 무름병 신호

줄기나 잎의 밑동이 갈색으로 변하며 물렁물렁해진다면 무름병을 의심해야 합니다. 무름병은 과습 환경에서 세균이 번지며 생기는데, 진행이 빨라 하루이틀 사이에 식물 전체로 퍼질 수 있습니다. 발견 즉시 무른 부분을 깨끗한 가위로 잘라내고 물주기를 중단하세요.
잘라낸 자리가 마르도록 통풍이 좋은 곳에 두고, 상태가 심하면 건강한 줄기만 잘라 따로 번식시키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무름병은 한번 퍼지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평소 과습을 피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입니다.
장마철엔 화분 위치도 바꾸자
평소 베란다나 창가 바닥에 두던 화분은 장마철 동안 한 단계 높고 통풍이 좋은 자리로 옮기는 것이 좋습니다. 바닥은 습기가 가장 많이 고이는 곳이라, 선반이나 화분 스탠드를 활용해 바닥에서 띄우면 과습 위험이 줄어듭니다.
빛이 약해지는 장마철에는 식물이 웃자라기 쉬우므로, 가능한 한 밝은 자리로 옮겨주세요. 다만 비를 직접 맞는 야외라면 폭우에 흙이 쓸려나가거나 화분에 물이 가득 차므로 처마 밑이나 실내로 들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